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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도 없이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걸었던 일본 여배우 근황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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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배우 나오(본명 타카조에 나오)는 지난 2017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정지영 감독과 파트너로 레드카펫을 밟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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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나오가 출연한 영화 ‘링 사이드 스토리’가 영화제 초대 작품으로 출품되어 주연배우들은 초대를 받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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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 중의 조연으로 초대받지 못했던 나오는 ‘부산국제영화제를 직접 보고 싶다’는 일념으로 사비를 털어 비행기를 예약해 부산으로 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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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 현장을 눈으로 확인한 나오는 배우로서 레드카펫을 밟아보고 싶다는 생각에 엄마한테 전화를 걸어 “지금부터 카드 쓸 건데 갚을 테니 이유는 묻지 말라”고 부탁했다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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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시 백화점에 들러 원피스와 구두를 구입하고 화장품 매장에서 메이크업도 받은 나오는 스태프에게 영화 포스터를 보여주며 “이 작품에 나온 배우인데 레드카펫을 걷고 싶다”고 요청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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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시간상의 문제로 ‘링 사이트 스토리’ 출연진이 참석하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 나오가 영화 대표로 레드카펫에 서게 됐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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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 있는 자에게 행운이 뒤따랐습니다. 나오는 영화 ‘부러진 화살’로 부국제에 참석한 정지영 감독과 파트너가 되어 당당하게 인생 최초의 레드카펫을 걷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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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는 “영화제 관객들이 ‘저 배우는 누구?’하면서도 사진을 찍더라. 아무것도 아닌 나에게 손 흔들어주는 사람들을 보고 ‘지명도는 배우에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자신감이 중요한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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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영 감독은 바다를 건너온 무명 여배우의 패기 가득한 행동에 자신이 배정받은 개막식 자리까지 양보해 주었다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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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나오는 NHK 드라마 ‘절반, 푸르다'(2018)로 이름을 알리고, ‘당신 차례입니다’ 스토커 역으로 주목받으며, 2022년 드라마 ‘퍼스트 펭귄!’으로 첫 골든 주연을 맡아 주연급 배우로 자리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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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는 1995년생 일본 후쿠오카 출신으로, 고1 때 길거리 캐스팅되어 연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남다른 용기를 지닌 그녀가 주연작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하는 날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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