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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갑을 차고 포승줄에 묶인 채 웃고 있는 이 청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는 MBC 아나운서 출신 언론인 손석희의 1992년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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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MBC 아나운서로 입사해 활동을 이어오던 그가 학생운동을 할 시기도 아닌데 구속된 이유는 뭘까? 1992년 당시 MBC는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 과정에서 피해를 입는 농가와 관련된 방송을 준비했으나 고위층의 지시로 방송불가 결정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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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MBC 노조는 항명하기 위해 파업에 나섰고, 한 달 뒤에는 공권력이 방송국에 투입되게 된다. 이로 인해 손석희를 포함한 일부 노조원이 구속되었으며, 해당 사진은 구속적부심을 받고 나올 당시 그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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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처음 수갑도 차고 포승줄에도 묶여본 그가 웃을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손석희는 한 인터뷰에서 함께 투쟁하던 동료들이 지켜보고 있는데 쑥스럽기도 하고, 자신이 여유로워 보여야 바깥에서 파업 중인 조합원들에게 힘을 주기 위함이었다고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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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김포공항 인근에 있던 영등포 구치소에서 20일간 독방생활을 했던 그. 매일 비행기 소리를 들으며 지내던 중 ‘내가 나가면 언젠가는 이 담장 밖보다 훨씬 더 멀리 떠나고 싶다’라는 마음을 먹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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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실제로 5년 뒤인 1997년 미국 미네소타 대학으로 유학을 떠나며 석사학위를 받고 돌아와 대표작인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100분 토론’ 등의 프로그램 진행을 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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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에는 오랜 기간 몸담았던 MBC를 퇴사했는데 (이후에도 ‘시선집중’과 ‘100분 토론’의 진행은 하였음). 오랜 시간이 흐른 2013년 JTBC의 보도담당 사장으로 부임, ‘뉴스9(지금의 ‘뉴스룸’)의 진행을 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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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채널이 아닌 종편으로 이직하면서 많은 이들의 우려를 샀던 것이 사실. 하지만 손석희가 부임한 후 JTBC는 언론사 신뢰도 1위, 방송채널 평가 1위를 달성하는 등의 성과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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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뉴스룸’에서 하차한 후 순방특파원으로 일본에 거주했던 그. 지난해 JTBC와의 계약이 종료되었음을 알렸고, 현재는 친정이라고 할 수 있는 MBC로 돌아와 ‘손석희의 질문들’을 진행하며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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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프로그램은 5부작으로 기획된 시사프로그램으로 더본코리아의 대표 백종원, 김태호 PD, 유시민 작가, 김희원 기자 등이 출연했다. 특히나 백종원이 출연한 1회는 당일 4.1%의 시청률을 기록한 뉴스데스크 보다 높은 5.4%의 시청률을 달성했다.
복귀와 함께 대한민국 국민이 가장 신뢰하는 언론인의 위엄을 뽐낸 손석희. 남은 2회 분에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 최민식, 윤여정을 만나 질문들을 던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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