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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년생인 문숙과 1962년생인 이혜영, 8살 차이인 두 사람은 평소 절친한 사이인 것으로 유명한데요. 자매라고 해도 이상할 게 없는 두 사람은 사실 모녀 관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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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영은 바로 ‘휴일’, ‘삼포 가는 길’, ‘만추’ 등을 연출한 故 이만희 감독의 차녀로, 3살 때 부모님이 이혼 후 부친과 함께 지냈으며 영화 감독인 아버지 덕분에 자연스레 배우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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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숙의 본명은 오경숙으로 고등학교 3학년이던 1972년 TBC의 공채 탤런트로 연예계에 받을 내딛었으며, 1974년 ‘태양 닮은 소녀’로 스크린으로도 첫 데뷔하게 됩니다. 해당 작을 연출한 이가 바로 이혜영의 아버지인 이만희 감독이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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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작을 통해 만난 두 사람은 23세의 나이차를 극복하고 연인 관계로 발전하게 됩니다. 지금도 그렇겠지만 20대 초반의 촉망받는 여배우인 문숙과 40대 중반에 아이가 셋이 있는 이혼남인 이만희 감독의 열애 사실은 큰 화제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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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간의 뜨거운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두 사람은 절에서 조용히 결혼식을 올리고 부부가 되었으며, 이후 ‘삼각의 함정’, ‘삼포 가는 길’ 등의 작품을 함께 했는데요. 8살 차이이지만 모녀 관계가 된 문숙과 이혜영 역시 절친한 사이로 지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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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만희 감독은 결혼 1년만인 1975년 ‘삼포 가는 길’의 촬영을 마치고 44세의 젊은 나이에 간경화로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이만희 감독의 사망은 두 사람뿐만 아니라 연예계에도 큰 충격을 전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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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사망 후 연예계 관계자들에게 갖은 추행을 당하는 등의 수모를 당한 문숙은 결국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게 되었으며, 이혜영은 성인이 된 후인 198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배우로 활동을 시작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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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떨어져 있지만 여전히 정을 나누어 온 두 사람, 이혜영은 자신이 배우로 데뷔한 후 문숙이 한국을 방문하자 자신이 출연하는 영화 촬영장에 초대해 밤새워 배우들이 연기하는 것을 볼 수 있도록 배려해주었다고 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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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2015년 이만희 감독의 사망 40주기를 기념하는 추모식 ‘영화의 시간’에서 다정한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또한 문숙은 같은 해 영화 ‘뷰티인사이드’로 무려 38년만에 연예계로 다시 복귀하기도 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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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 후 ‘허스토리’, ‘사바하’, ‘한산’등의 영화와 ‘경이로운 소문’, ‘악귀’, ‘마스크걸’ 등의 드라마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 오랜 공백기가 아쉽지 않을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펼쳐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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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초부터 고혹적인 미모와 함께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자랑한 이혜영은 매 작품마다 자신만의 개성 강한 캐릭터와 연기로 대중을 사로잡고 있는데요. 곧 방영되는 MBC ‘우리, 집’에서 추리소설 작가 홍사강 역할로 시청자들을 만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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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한국의 아가사 크리스티’라고 불리던 홍사강은 며느리 노영원(김희선)과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높은 긴장감과 재미를 선사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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