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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7일 생애 첫 백상예술대상 트로피를 안는 영광을 안은 황정민. 중학교 3학년 시절 뮤지컬 ‘피터팬’에 출연해 하늘을 날아다니는 윤복희를 보며 연기자가 되겠다는 꿈을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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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마산 출신인 그는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계원예고 연극영화과에 입학하는데, 자신의 사투리가 연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사투리를 고치려고 무려 1년간 부모님과의 연락을 끊었을 정도로 연기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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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서울예대 연극과에 입학했으며 스무살의 나이에 영화 ‘장군의 아들’에 단역인 우미관 지배인 역할로 처음 데뷔하게 되지만, 그 짧은 대사 한 줄 처리하지 못해 “뭐하는 놈이냐?”라는 꾸중을 듣기도 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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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무지 안 되겠다는 생각에 대학로 무대에 서며 다시 심기일전한 그. 1999년에는 뮤지컬 ‘캣츠’에 출연하는데, 당시 해당 작에 함께 출연했던 배우이자 계원예고 동창생인 김미혜와 자연스럽게 연인으로 발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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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황정민의 월급은 불과 12만 원, 연봉으로 치면 200만 원 남짓한 상황이었지만, 황정민은 분장실에서 아내만을 위한 색소폰 연주를 해주는가 하면, 매일 같이 꽃을 선물한 로맨티스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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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혜를 만난 후 황정민은 배우로서 뒤늦게 인지도를 얻게 된다. 2001년 임순례 감독의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에 출연할 기회를 얻은 데 이어, ‘로드 무비’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그해 여러 시상식의 신인상을 휩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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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영화 ‘바람난 가족’과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가 흥행에 성공하며 두 사람은 2004년 드디어 결혼하게 되는데, 이들의 웨딩 사진은 전설로 남아 20년째온라인 커뮤니티를 떠돌고 있다. 바로 신랑인 그가 턱시도가 아니라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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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아내를 위해 작은 이벤트를 기획하곤 하는 황정민이 평생 한 번밖에 없을 결혼식을 그야말로 기가 막히고 특별한 방식으로 기념하며, 아내에 대한 사랑을 드러낸 것. 김미혜는 황정민과 결혼 후 뮤지컬 제작자이자 소속사인 샘컴퍼니의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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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7일 개최된 제60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서울의 봄’으로 영화부문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한 황정민은 2005년 화제를 일으킨 제26회 청룡영화상에서의 ‘밥상’ 소감에 이어 역대급 수상소감을 발표하며 로맨티시스트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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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봄’이라는 영화가 ‘모든 분의 용기가 필요했던 작업’이었다고 밝힌 그. 김성수 감독과 정우성을 비롯한 동료와 스탭, 관객, 그리고 가족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으며, 마지막으로 아내에게 사랑과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직함이 많지만 샘 컴퍼니의 대표이자 내 아내이자 나의 영원한 동반자이며 나의 제일 친한 친구인 김미혜 씨에게 너무 사랑한다고 꼭 말하고 싶다.
결혼 20주년에 생애 처음으로 백상예술대상의 트로피를 거머쥐는 영광을 안게 된 황정민, 올여름 염정아와 호흡을 맞춘 ‘크로스’가 개봉 예정이며, 하반기에는 류승완 감독과 또 한 번 호흡을 맞춘 ‘베테랑 2’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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