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영화 ‘선물’에서 이영애의 아역으로 데뷔한 김태희. 배우로서 존재감을 드러낸 작품은 바로 2003년 SBS에서 방영된 ‘천국의 계단’이었다. 당시 신인이었던 김태희는 최지우, 권상우, 신현준을 비롯한 당대 최고의 스타들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
극 중 한정서(최지우)를 뼛속까지 미워하는 악역 한유리를 연기하며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은 김태희. 악역 캐릭터이다 보니 극 중 오빠인 한태화(신현준)에게 맞는 장면이 꽤 있었다.
신현준은 지난해 한 인터뷰에서 20년째 김태희에게 여전히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당시 감독이 세게 때려야 한다고 해서 진짜 때렸다는 그, 당시 신인이었던 김태희가 정말 잘 해냈다며 칭찬과 함께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실제로 신현준이 김태희의 따귀를 날리는 장면은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해당 영상을 보면 ‘퍽’ 소리가 나는 것은 물론 김태희의 볼이 빨갛게 부어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실 김태희가 작품 속에서 맞는 연기로 수난을 당한 것은 이때뿐만이 아니었다.
‘아이리스’에서는 국가안전국의 첩보원 역할을 맡아 육탄 액션을 소화하며 바닥에 내동댕이쳐지기도 했고, 2013년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서는 계략으로 인해 중전에게 따귀를 맞고 빨래통에 빠지는 등의 굴욕을 당하는 연기를 펼친 바 있다.
생각보다 아프지 않았다. 시원하게 때려서 정말 좋았다.
아무래도 앞선 작품들을 통해 맷집을 키운 덕분일까? ‘용팔이’에서는 식물인간 상태에서 배혜선에게 따귀를 맞아야 했는데, 배혜선은 촬영을 마친 후 김태희가 “시원하게 때려서 정말 좋았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는 일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지난해 방영된 ENA ‘마당이 있는 집’에서 또 한 번 폭행의 피해자가 되는 연기를 펼친 김태희. 맞는 연기뿐만 아니라 작품을 보는 안목과 나날이 늘어가는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믿음을 주는 배우로 성장해 왔다.
어느덧 데뷔 20주년을 훌쩍 넘긴 베테랑 배우가 된 김태희. 최근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아마존프라임비디오의 새 시리즈 ‘버터플라이’를 통해 할리우드에 진출한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버터플라이’는 베일에 싸인 전직 미 정보요원 데이비드 정(대니얼 대 킴 분)과 그를 살해하라는 명령을 받은 현직요원 레베카의 추격전을 그린 시리즈로, 한국 배우로는 김태희와 박해수가 함께 출연한다.
이번 작품에서 김태희가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이미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에서 유창한 영어 실력을 비롯해 액션과 맞는 연기에 도가 튼 김태희인지라 그녀의 이번 할리우드 진출작에 큰 기대를 하는 이들이 많이 있다.
남편인 비-정지훈과 함께 나란히 할리우드 진출한 부부라는 기록을 세운 김태희. 더 넓은 무대에서 그 능력을 마음껏 펼치며, 배우로서 또 한 번 호평받기를 기대와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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