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윤종신이 임보하고, 김은희가 입양한 눈물자국 없는 말티즈’, ‘신이 내린 꿀팔자’라고 소개하는 장항준 감독.
그의 과거 일화들을 들어보면 그런 표현을 하는데 충분히 수긍할 수 밖에 없습니다. 장항준 감독과 김은희 작가는 서로를 위한 내조와 외조를 아끼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반지하 단칸방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한 두 부부. 심지어 해당 방도 장항준의 부모님이 마련해준 것이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3년여가 지난 후 더 이상 아들을 기다릴 수 없었던 부모님은 두 사람을 불러놓고 “아버지랑 같이 철공소를 하자”는 제안을 하게 됩니다.
더 이상은 기다려달라 말할 수 없었던 장 감독은 부모님 앞에서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었는데요. 이때 김은희가 시부모님 앞에서 무릎을 꿇고 간곡하게 부탁합니다.
남편은 영화감독이 꼭 될 거예요.
딱 1년만 시간을 주세요.
아내의 간절함 덕분이었을까요. 2년 후 장항준 감독은 영화 ‘라이터를 켜라’로 입봉에 성공했고, 이후엔 아내인 김은희가 작가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고 합니다.
두 사람은 2010년 ‘위기일발 풍년빌라’의 극본을 함께 맡기도 했습니다. 김은희는 “당시 남편의 잔소리 때문에 죽을 뻔했다”고 전하며 호랑이 선생님이 되어준 장 감독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기도 했었는데요.
올 4월 개봉한 ‘리바운드’로 오랜만에 부부가 아닌 동료로서 협업한 두 사람. 김은희 작가는 ‘리바운드’의 편집본을 본 후 “이 영화가 오빠의 대표작이 될 거야”라고 이야기했다고 하는데요.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작품을 본 관객들에게 묵직한 감동을 전한 작품으로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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