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직업이 배우라고 해도 삭발을 결정하기는 어려운 일. 2005년 개봉한 공포영화 ‘가발’에서 주연을 맡은 배우 채민서는 작품 속에서 백혈병 환자인 수현 역할을 위해 5kg을 감량하는가 하면, 과감하게 삭발을 감행한다.
당시 그녀에게는 남자친구가 있었다고 한다. 배우 동료였지만 채민서가 작품을 위해 삭발을 해야 한다고 하자 무척 반대를 했다고. 같은 배우인데도 자신의 일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남자친구에게 서운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공교롭게도 삭발을 한 날은 2월 14일 발렌타인 데이였는데, 어쩐지 삭발 이후 남자친구의 연락이 뜸해졌을 뿐만 아니라, 생일날에도 부르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새벽 3시 연락한 남자친구는 함께 먹던 인진쑥즙을 이야기하며 쑥즙 가게의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요청한다. 너무 화가 난 채민서는 결국 “네가 짜다 먹어”라고 말하며 이별을 고했다고 한다.
이후 활동이 뜸했던 채민서는 5년 만인 2010년 영화 ‘채식주의자’로 스크린에 복귀한다. 그렇다, 최근 대한민국 최초의 노벨문학상을 수상해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한강 작가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바로 그 영화다.
원작은 평범한 주부 ‘영혜’가 돌연 채식을 선언한 뒤 벌어지는 일을 남편, 형부, 언니 3명의 시각에서 각각 조명한 작품으로 2005년 이상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영화 또한 미국 선댄스영화제 드라마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된 바 있다.
채민서는 해당 작의 주인공 영혜를 연기하며 또 한 번 8kg의 체중을 감량하는가 하면, 파격적인 노출과 수위 높은 연기를 펼쳤는데, 자신 말고 다른 배우가 영혜를 연기하는 것을 참을 수 없을 만큼 강력하게 배역을 원했다고 한다.
하지만 채민서는 이후 4번의 음주운전이 적발되며 방송에서 그 자취를 감추게 된다.
최근 원작자인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그녀의 작품들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수요가 급증한 덕분에 소설을 구매하고 싶어도 하늘의 별따기가 된 상황.
마음이 급한 분들을 위한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념해 영화로 제작된 ‘채식주의자’와 ‘흉터’가 재개봉한다는 것. (‘흉터’의 원제는 ‘아기 부처’, 두 작품은 모두 임우성 감독이 연출했다.)
각각 2010년과 2011년에 극장에서 개봉한 후 온라인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았던 이 두 편의 영화가, 한강 작가의 독자들과 많은 관객들에게 다시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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