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큰일났어. 정신차려 X 됐어.
2017년 개봉한 영화 ‘범죄도시’에서 찰진 욕설과 함께 룸살롱에서 술에 취해 잠든 마동석을 깨우던 러시아 출신의 여배우가 있었다. 한국이름은 바로 ‘고미호’
이승기와 신민아가 출연한 한국 드라마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를 좋아한 나머지 ‘고미호’란 이름을 지었다는 그녀는 한국이 너무 좋아 러시아에서 살던 아파트를 처분한 돈 2천만원을 들고 한국으로 왔다.
한국에 와 10개월동안 어학당을 다니던 고미호는 생각했던 것보다 한국이 훨씬 더 좋아 어떻게든 더 지내기 위해서 방법을 찾았고, 마침 한 기획사로부터 연예계에 데뷔시켜주겠다는 제안을 받는다.
하지만 해당 기획사는 6개월간의 비자만 발급해주곤 오히려 고미호가 번 돈을 착취해버린다. 이에 큰 상처를 받은 고미호는 한국생활을 포기하고 러시아로 돌아가려던 차에 남자친구의 도움으로 계약을 취소하게 된다.
그렇게 자신을 도와준 남자친구와 사귄지 100일만에 초고속으로 혼인신고를 마친 고미호는 여러 방송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고, 이를 계기로 ‘범죄도시’에 캐스팅되며 탁월한 한국어 실력뿐만 아니라 욕설 연기로 크게 주목받게 된다.
찰진 욕설의 비법은 평소에 욕을 무척 잘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실제 촬영 당시 고미호의 찰진 욕설에 그만 터지고만 마동석이 어깨를 들썩이며 웃는 바람에 못 일어나서 NG가 났었다고.
영화 속 장면은 겨우 정신을 가다듬은 마동석이 “똑같이 연기해달라”라고 요청해 만들어진 장면이었으며, 후에 외투를 입히며 한 욕설 대사도 애드립으로 한 것이 그대로 사용된 것이라고 한다.
짧지만 어마어마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배우로 데뷔한 고미호. 7년여만에 디즈니+ 시리즈 ‘강매강(강력하진 않지만 매력적인 강력반)’에서 또 한번 매력적인 캐릭터 아나스타샤 역할로 출연해 눈길을 끌고 있다.
놀랍게도 아나스타샤는 신미양요 때 한국에 자리잡은 독립유공자 가문 출신이라는 설정. 해당 캐릭터로 7화에 처음 등장하는 고미호는 극 중 강력반 형사 무중력을 연기한 박지환과 미묘한 기류를 형성했다.
그러고 보니 ‘범죄도시’는 박지환의 대표작이기도…
10회차에서 아나스타샤는 자신을 밀어내는 무중력에게 직진으로 마음을 드러냈다. 무중력 역시 아나스타샤에게 마음이 있지만, 결혼까지 생각했던 전 연인과 집안의 반대로 헤어진 슬픈 경험이 있어 쉽사리 마음을 열지 못하는 상황.
미묘한 B급 감성으로 시청자들을 강하게 끌어들이고 있는 ‘강매강’. 앞으로 남은 8회분에서 두 사람의 러브라인이 어떻게 전개될지, 그들의 이야기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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