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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방영된 KBS 일일 연속극 ‘당신이 그리워질때’에서 세련된 외모와 패션으로 미시족 열풍을 불러 일으켰던 배우 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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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시절 플루트를 전공하며 음대 진학을 꿈꿨으나 대입에 실패하고 재수하던 중, 우연히 식당에서 마주친 미용실 원장에게 발탁된 것을 계기로 1988년 전국 춘향선발대회에 출전해 바로 선으로 당선되며 연예계 입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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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배우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여성들의 워너비 스타로 등극한 그녀, 특히나 2000년 방영된 ‘꼭지’에서 8살 연하인 원빈에게 절절한 구애를 받는 캐릭터 배상란을 연기해 많은 시청자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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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다. 같은해 단막극 ‘순정만화처럼’에서는 당시 신인이었던 조인성 연상연하 커플을 연기하기도 했는데, 스스로 ‘촬영장 가는 길이 너무 즐거웠고, 복 터졌었다’고 회상하며 웃음을 선사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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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원빈과 조인성의 열혈 구애를 받던 당시 이미 두 딸의 엄마였였는데, 결혼과 출산 후에도 쉬지 않고 꾸준히 배우로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것은 물론, 크고 작은 배역과 작품을 가리지 않고 그야말로 다작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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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영화 ‘범죄의 여왕’에서는 아들이 사는 고시원 수도요금이 120만원이 나오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발벗고 나서는 열혈엄마이자 주인공 양미경을 연기,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색다른 연기로 그야말로 극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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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보적인 매력과 카리스마로 늘 작품을 빛내다 보니, 2022년 개봉한 ‘범죄도시 2’에서는 또 한 번 미친 존재감을 자랑하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임에도 1천만 관객을 돌파하는 데 큰 기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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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기 시절 도회적인 이미지를 자랑했던 박지영, 50대가 된 후 자연스럽게 여러 작품에서 주로 엄마 역할을 연기하고 있는데, 그 엄마 역할이 범상치가 않다. 앞서 언급한 ‘범죄의 여왕’과 ‘범죄도시 2’ 역시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엄마와는 다른 캐릭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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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방영된 tvN ‘작은 아씨들’에서는 막내딸의 수학여행비를 들고 남편이자 아이들의 아빠가 있는 필리핀으로 튀어 버리는 무심한 엄마 안희연을, 지난해 MBC ‘혼례대첩’에서는 2남 1녀를 둔 엄마지만 만악의 근원이자 비선실세인 박씨부인을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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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7월에는 정해인과 정소민이 주연을 맡은 tvN 토일 드라마 ‘엄마친구아들’을 통해 안방극장에서 다시 한 번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인데, 무뚝뚝하고 괄괄한 성격에 생활력 역시 강한 엄마 나미숙을 연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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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딸인 배석류(정소민) 역시 똑 부러진 엄마를 닮아 단 한 번도 잘나지 않은 적이 없는 그야말로 ‘엄친딸’이라고 하는데, 아무래도 제목에 ‘엄마’가 들어가는 작품이다 보니 그녀의 활약을 기대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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