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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방영 중인 KBS 주말 드라마 ‘미녀와 순정남’에서 할머니 역할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는 배우 임예진. 1974년 영화 ‘파계’로 데뷔해 어느덧 데뷔 50주년을 맞이한 그야말로 베테랑 중견 배우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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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가 된 지금도 남다른 미모를 자랑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지만, 70년대 당시 똘망똘망하고 순수한 미소녀 이미지로 큰 사랑을 받은 원조 ‘국민 여동생’이자 ‘책받침 여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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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 최고의 스타였던 이덕화와 함께 출연한 ‘진짜 진짜(잊지마/미안해/좋아해)’ 시리즈가 큰 사랑을 받으며 톱스타의 반열에 오른 임예진. 1976년, 10대의 나이였음에도 가장 많은 수입을 기록한 연예인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그 인기가 어마어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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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이 내가 꼭 해야 하는 일인가?
하지만 당시 여느 아역 배우와 하이틴 스타들이 그러하듯 성인 연기자가 된 후 슬럼프를 겪었던 임예진. 대학교 졸업 후 배우로서의 삶을 계속 이어가야 하는지 방황하며 들어오는 배역들을 모두 거절했었다고 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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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녀를 잡아준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윤여정이었습니다. 당시는 결혼 후 미국에서 체류했던 윤여정이 한국으로 다시 돌아온 후 자리를 잡기 위해 애쓰던 시기였는데요. 윤여정은 ‘이것도 저것도 다 싫다’는 임예진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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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그냥 해.
자신이 엄마 역할을 어떻게 하냐고 반문한 임예진에게 ‘그냥 하라’고 한마디 했다는 윤여정. 그렇다고 배우로서의 길이 보이는 건 아니었지만 좋아하는 언니의 말에 받아들이기로 한 임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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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TV 조선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에 출연한 임예진은 당시 윤여정의 한마디가 아니면 지금은 ‘연예계를 떠났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흔들리던 자신의 마음을 다잡게 해준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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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빨리 그만하고 빨리 자유로워져야지’라고 생각이 가득했지만, 이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배우라는 직업에 더욱 더 감사함을 느끼며 현실 나이보다 더 나이 든 역할을 하는 것에도 거부감이 없다면서 달라진 마음가짐을 드러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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