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반 ‘줄리엣의 남자’, ‘러브레터’ 등의 작품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린 배우 지진희. 낮고 묵직한 목소리와 젠틀한 이미지로 여심을 사로잡는 것은 물론 남성팬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는 배우인데요.
배우로 데뷔할 당시 이미 30대의 나이였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일반인이었던 지진희가 뒤늦게 연예계에 데뷔한 사연은 무척이나 독특합니다.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지진희는 국내 최고 광고사인 제일기획에서 디자이너로 근무한 바 있으며, 사진작가로 활동하기도 했는데요. 어느 날 대만 출신의 중화권 톱스타인 금성무의 커피 광고를 촬영하기 위해 홍콩으로 건너가게 됩니다.
하지만 톱스타인 금성무의 촬영 시간은 단 4시간 뿐이었다고 하는데요. 마침 당시 금성무처럼 꽤 긴 머리 스타일인 데다가 잘생긴 외모를 자랑하는 지진희는 감독의 제안으로 금성무 대역으로 광고에 출연하게 됩니다.
지진희는 이 일을 계기로 연예계 데뷔 제안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숱한 제안에도 거절하다 1년이 지나서야 배우를 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는데요.
배우로서 대단한 포부를 가졌던 것은 아니었고, 마침 IMF가 터져 스튜디오에 감원 바람이 불자, 생계형 유부남들 대신 그가 앞장서서 직장을 그만두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광고 모델로 시작하여 연극 무대에서 경험을 쌓은 지진희는 1999년 가수 조성빈의 뮤직비디오 출연을 통해 배우로서의 커리어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으며, 2003년 MBC 드라마 ‘대장금’에서 민정호 역할을 맡으며 톱스타 반열에 오르게 됩니다.
그리고나서 2년 후에는 영화 ‘퍼햅스 러브’로 홍콩에 진출하게 되는데요. 바로 ‘퍼햅스 러브’의 주인공이 중화권을 대표하는 톱스타들인 장학우와 저우쉰, 그리고 그가 대역을 맡았던 금성무였습니다.
배우가 되어 금성무를 다시 만나게 된 지진희는 당시 자신이 커피 광고의 대역을 맡았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고 합니다. 인연이란 참 신기한 것 같지요?
그간 작품 속에서 온화하고 따뜻한 인물을 주로 연기해 왔던 지진희. 지난해 넷플릭스 시리즈 ‘D.P. 2’에서는 국군본부의 법무실장 구자운 역할을 맡아 기존과는 다른 악역 캐릭터를 성공적으로 소화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요.
지난 2월에는 차기작인 ‘멜로 하우스’의 촬영을 마쳤습니다. ‘멜로하우스’는 불완전한 인간들이 가족으로 만나 완전한 사랑을 꿈꾸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인데요.
지진희는 사업 대박을 꿈꾸다 사기를 당해 전재산을 날린 후 아내와 이혼했으나 14년 만에 건물주로 다시 나타난 남편 변무진을 연기, 아내 금애연을 연기하는 김지수와 중년의 멜로를 보여줄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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